2025년도 회고 및 2026년 계획

2025년도는 어떠했고, 2026년도의 마음가짐은 어떠할 것인가

정신없었던 2025년을 보냈다.

2025년 1월 13일 월요일, 와탭랩스 입사. 나의 제대로 된 개발자의 삶이 시작된 해이자, 첫 신입사원으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해. 인생에서 절대 빼먹을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연도로 기억될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집에서 완전히 분가하여 1인 생활을 시작했고, 온전히 나만의 삶이 본격적으로 벌어지기 시작한 해이기도 하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요리들과 부모님의 반찬들을 가지고 자취생활을 이어갔다.

이번 해는 특히 개인적인 공부를 모두 제치고, 회사에서의 적응과 개발자로서의 삶에 모든 것을 집중했다. 그리고 사이드 프로젝트 GyuChul 활동. 이 두 가지가 나의 2025년의 전부였다.

2025년의 나를 두 가지 스토리 라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회사에서의 성장, 그리고 공개 개발자로서의 도전.

첫 번째 도전 — 공포를 넘어서

와탭랩스는 인턴을 뽑지 않는 회사다. 실무자의 경력과 실력이 있는 사람만 뽑는 회사이기에, 소프트웨어 샘플링이라는 명목으로 인턴에 들어온 나는 어디를 가나 입방아에 오르기 쉬운 존재였다. 다행히 나는 그런 시선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었다.

회사에는 적응 기간이라는 것이 없었다. 하루, 이틀 뿐. 3일차부터 본격적인 업무와 동료 개발자와의 협업이 시작되었다.

첫 번째 맡은 일은 데모 프로그램 개발 프로젝트였다. 외부 시연용 및 테스트용으로 사용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는데, 회사에서 이미 쇼핑몰 웹사이트 샘플 소스코드를 외부에서 구매해 온 상태였다.

내가 맡은 역할

40만 라인의 JSON 더미 데이터를 분석하여, NestJS + ORM 기반의 RDB(MySQL, PostgreSQL) 자동 변환 및 삽입 모듈을 개발하는 것. 약 150개 DB 테이블, 3천 행 규모의 데이터를 정합성을 확보하며 안정적으로 변환하고, JSON 중심의 기존 백엔드 로직을 RDB 참조 구조로 전면 마이그레이션하는 작업이었다.

주어진 시간은 2달. 지금 와서 보면 해볼 만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입사 3일차의 인턴에게는 그것이 순수한 공포였다.

ORM? DB 테이블 구조 설계? 데이터 정합성?들어본 적도 없는 것들이었다. 감도 잡히지 않았다.

동료 개발자 K님이 직접 하시겠다고 했지만, 나는 그 자리에서 말했다.

"제가 하겠습니다."

해본 적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걸 전담해서 해내야만 한다고 생각했고, 반드시 증명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K님은 재차 물었다. 괜찮을지. 떨떠름하다는 듯 재차 물었다. 그렇기에 시간을 오래 주기도 했다. 2달이라는 시간을.

그렇게 2주간, 온갖 공포와 긴장감 속에서 관련 정보를 다 찾아보고, 등 뒤에 식은땀을 흘리며 티를 절대 안 내고자 했다.

결과는 3주 만에 완성. 설날이라는 긴 공휴일이 끼어있었지만, 공휴일에도 어떻게든 해결해서 딱 출근했을 때 완성된 결과물을 보여주고 싶었던 욕심. 그것이 통했다.

성장의 궤적 — 인턴에서 정규직으로

첫 번째 도전의 성공 이후, 다른 동료 개발자분에게 적극적으로 업무를 받기 시작했다. 받는 업무마다 예정보다 빠르게 해결해나갔고, 받는 업무보다 내가 해결해나가는 속도가 월등히 빨랐다.

5월~6월쯤, 단순 소프트웨어 샘플링이라는 직무에서 Python 에이전트 담당자라는 직무를 자연스럽게 맡게 되었다. 업무 속도뿐만 아니라, 실제 Python 에이전트를 담당하고 있던 개발자분보다 파이썬에 대한 견문, 지식, 경험이 문제 해결에 있어서 더 매끄럽고 부드러웠기 때문이었다.

그제야 나는 안정감과 평화로움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 일에 미친 사람

1월부터 6월까지, 항상 가장 먼저 출근하여 가장 마지막에 퇴근했다.(지금은 항상 매일 이렇게까지는 안하지만 “항상”하지 않을 뿐이지 지금도 종종 , 평생 이렇게 할 생각이다.) 하루 12시간씩, 1주일에 최소 60시간 근무. 그런데 그게 힘들고 스트레스 받았냐고?

아니. 나는 그게 너무 재밌고 좋았다. 부모님한테 "엄마 나 일이 너무 재밌는데?" 라고 했을 정도였고, 실제로 스트레스는 무슨 긍정적인 감정과 기분밖에 못 느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개발이라는 일과 직업이 나에게 얼마나 귀중하고 행복한지, 절대 질리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을 반복적으로 다짐할 수 있게 되었다.

■ 2025.06.20 — 정규직 전환

인턴이 끝날 무렵, 팀장 E님은 나를 굉장히 고평가해주셨고, 나와 접점이 있었던 모든 개발자들이 나를 좋아해주셨다. E님은 오히려 개발을 너무 열심히 잘해서 사람들이랑 좀 어울리고 몸 좀 움직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적당히 일 좀 하라고 할 정도.

"이 친구는 정말 요즘 애들과 진짜 다르다."
— E 팀장

업무 성과 — KPI 100% 초과 달성

■ 주요 역할과 책임

.NET 및 Python 에이전트의 기능 개발부터 배포, 이슈 대응까지 전 과정을 단독 전담하며 안정적으로 운영했다. AP팀 대표로 옵저버빌리티 세션 발표를 진행하여 팀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 기존 KPI 목표 이행 (100% 완료)

NodeJS 백엔드 데모 프로젝트 지원(1분기 완료), Python 3.12/3.13 지원 완료 및 안정성 확보(2분기), Python Windows OS 플랫폼 지원 완료(4분기). 상시 발생하는 추가 요구사항 및 이슈에 지연 없는 대응을 완료했다.

지원한 라이브러리 및 기능: Tornado, Odoo, Neo4j, SQLite, psycopg, psycopg_pool, FastAPI 비동기 객체(StreamingResponse) 추적, standalone Python 모니터링, WebSocket 추적, httpx, OpenAI 라이브러리 로그 모니터링 기능 개발.

대응 고객사: B사, 고용정보원, 식품대기업 C사, 환경공단 H사, 카드사 H, 해외 S사, 식품유통 H사, 일본 대기업, 교육기업 T사, 커피프랜차이즈 S사, 카드사 L, 건설 대기업 P사 등.

■ 추가 성과 (Over-performance)

.NET 에이전트 전담 (8월~): 2026년 예정 업무였던 .NET 에이전트 관리를 조기에 인수하여 이슈 해결 및 운영 전반을 책임졌다.

.NET 에이전트 대규모 리팩토링: 레거시 구조로 되어있던 에이전트를 최신 아키텍처로 전면 재설계했다.

LLM 모니터링 전략 수립: LLM 옵저버빌리티 로드맵을 구상하여 차세대 에이전트 발전 방향성을 제시했다.

대표 성과 — .NET 에이전트 아키텍처 리팩토링

■ Situation

2019년 설계 이후 업데이트가 정체된 .NET 에이전트의 노후화된 아키텍처로 인해, 해외 고객사의 요구사항 대응 및 신규 비즈니스 확장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건설대기업 P사 등 대형 고객사의 경우, 에이전트의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계약 체결 자체가 불투명한 핵심 리스크 상황이었다.

■ Action

단순 테스트 지원 요청을 넘어, 직접 원인을 정밀 분석하고 로직 개선안을 도출했다. 시니어 개발자의 리소스 투입 없이 문제를 종결지으며 기술적 신뢰를 확보했다. 8월부터 .NET 에이전트 정식 담당자로 역할을 확대하여, 2개월간 에이전트의 복잡도를 낮추고 안정성을 높이는 아키텍처 리팩토링을 주도했다.

■ Result & Impact

에이전트의 고질적인 버그와 설정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불가능해 보였던 대형 계약(건설대기업 P사 등) 추진의 기술적 발판을 마련했다. 리팩토링 후 데이터 수집의 안정성이 대폭 강화되었으며, 더 많은 지표를 사용자 옵션 없이도 처리할 수 있는 에이전트로 거듭났다.

동료들의 시선

함께 일한 동료들이 남겨준 피드백을 기록으로 남긴다. 이것은 내가 쓴 것이 아닌, 그들이 나를 바라본 시선이다.

■ 긍정적으로 기여한 점

"기술적으로 경험이 적은 개발자가 .NET, Python 등 두 개 APM 제품을 진행하면서 많은 분석과 결정을 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힘든 업무였을 것으로 보였지만, 매우 열심히 진행하시는 모습이 긍정적이었습니다."
"경력 대비 많은 업무를 맡은 상황에서도 맡은 역할을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감 있게 수행한 점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업무 난이도가 높은 상황에서도 성과를 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과정이 잘 보였으며, 성장하려는 태도가 협업 과정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적극적인 업무 태도가 가장 돋보였습니다. 미션에만 매몰되지 않고, 스스로 방향성과 의문을 품고 해결하는 과정이 인상 깊었습니다."

■ 함께 일하며 도움이 된 점

"APM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에서 생각보다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보였고, AI 관련 기술적인 대화에서 좋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대화 이전에 필요한 준비를 잘 하셔서 상당히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문제를 여러 방면에서 고민하고 정리하는 모습을 자주 보았습니다."
"업무 중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바로 도움을 요청하기보다 먼저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 방법을 고민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신입 사원임에도 불구하고 주도적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점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 성장을 위한 조언

"고민 과정이나 진행 중인 시도를 조금 더 자주 공유해 준다면, 주변에서 더 빠르게 방향성에 대한 피드백을 줄 수 있어 협업 시 시너지가 더욱 커질 것 같습니다."
"모르는 것을 바로 묻지 않고 테스트 및 질문할 자료를 준비하는 것도 좋았으나, 조금은 과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조금은 힘을 빼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방법을 터득해야 할 것 같습니다."

■ 동료들이 전하는 말

"신입 사원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는 태도와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지금과 같은 성실함과 문제 해결 의지를 유지한다면, 팀과 조직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구성원으로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과 같이 정진하시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거 같습니다. 지치지 마세요."

리더의 평가

■ 상반기 평가 — E 팀장

"민철님의 경우 인턴으로 시작해서 6월 21일 부로 정직원이 되었습니다. 충분히 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신입이지만 정말 잘 하고 있습니다."
— E 팀장
"개발에 대한 감이 좋으며 뭐든 열심히 하려고 하는 자세가 강점인 거 같습니다. 하지만 개발에만 너무 몰두하는 거 같아서 조금 아쉽습니다. 동호회 활동이나 여러 사람들과 친밀하게 지내고 운동도 좀 하면 좋을 듯합니다."
— E 팀장

■ 하반기 최종 평가 — J 리더

S

탁월: 전사적 임팩트 / 압도적 성과 / 혁신적 기여

"건설대기업 P사, 카드사 L 등 대형 고객사 요구사항을 해결하여 계약 성사에 결정적인 임팩트를 창출했습니다. 방치되어 있던 .NET 에이전트의 아키텍처를 전면 재설계하여 제품 수명을 연장시킨 점은 전사적 기여에 해당합니다."
— J 리더
"Python과 .NET이라는 서로 다른 기술 스택을 동시에, 코어 아키텍처 단계에서 다룰 수 있는 희소성 높은 개발자입니다."
— J 리더
"이미 Python과 .NET 두 개의 메인 에이전트를 담당하고 있으며, 2026년 목표로 제시한 LLM 옵저버빌리티는 우리 조직이 나아가야 할 다음 먹거리입니다.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성숙한 태도와 학습 속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J 리더

■ 직무레벨 승급

불완전한 사람, 신민철

하지만 사람은 완벽할 수 없다.

개발자 신민철로서는 완벽하고 Perfect 했다고 생각한다. S등급, 직무레벨의 승급, 동료들의 신뢰, 대형 고객사 계약의 기술적 기반 마련. 수치와 결과만 놓고 보면 더할 나위 없는 한 해였다.

하지만 사람 신민철로서는 불완전했다고 생각한다.

많은 것을 느낀 시즌이기도 하다.

개발을 나는 정말 좋아한다. 하루에 12시간을 쏟을 정도로 열정과 재미를 느낀다. 그건 거짓이 아니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올 한 해를 살아내면서, 나는 개발만으로 완성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12시간의 몰입이 주는 충만함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그 12시간의 10분의 1이라도 — 사람을 만나고, 여유를 즐기고, 바깥의 공기를 마시는 데 쓸 수 있어야 건강한 삶이라는 것을 느꼈다. 팀장님이 "사람들이랑 좀 어울려라"고 했던 말, 동료가 "조금은 힘을 빼라"고 했던 말. 그때는 그냥 흘렸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말들이 전부 맞았다.

외부와의 완전한 단절이 아닌, 정말 진짜 개발뿐이냐고 묻는다면 — 이제는 더 이상 "Yes"라고만 하고 싶지 않다.

돌이켜보면, 친구들과 노는 여유를 의도적으로 외면했었다. 그 시간에 코드 한 줄이라도 더 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연락이 오면 바쁘다고 했고, 약속을 잡자고 하면 다음에 하자고 했다. 그게 성장을 위한 올바른 선택이라고 스스로를 납득시켰다. 하지만 그건 납득이지 만족은 아니었다.

지금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나는 훌륭한 개발자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일반적인 기준에서 멋있는 사람이 될 인물은 전혀 아니다. 그걸 인지하고 알고 있다. 그렇다면 그걸 추구하고 싶으냐고 묻는다면 — 그건 또 아니다. 그건 나와 맞지 않다.

하지만 내심 그런 시선으로 나를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 것도 숨길 수는 없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 멋있는 사람이고 싶다는 욕구. 개발 실력이 아닌 다른 무언가로도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 그게 인간의 본능이던가.

그래서 이번 2025년을 보내면서 — 시간은 한정적이기에 자랑스럽고 후회는 없지만, 만족은 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저렇게 회사에서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마 평생 만족스러운 삶을 살지 못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정말 10에 대해서 10 전부를 개발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면, 지금 내 삶은 충분히 만족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기적이게도 78 정도의 에너지와 사랑을 개발에 쏟는 반면, 23 정도는 일상생활, 다양한 유흥, 액티비티에서 에너지와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코드 앞에서는 그 누구보다 자유롭고 확신에 차 있는 내가, 사람 앞에서는 서투르고 어색하다는 것을. 그 2~3을 어떻게 추구하고 채워야 할지, 나는 너무나도 서투른 사람이다.

나는 올 한 해 처음으로 인정했다. 개발자 신민철은 충분히 증명했지만, 사람 신민철은 아직 시작도 하지 못했다는 것을.

그래서..

정말 열심히 잘 살았다고 생각한다.

후회 1도 없고, 자랑스럽다.

회사에서 저렇게 일을 하면서도 병행으로 공개 개발자 활동 GyuChul을 이어갔고, 대회 수상까지 했으니 말 다 했다고 생각한다.

2025년은 나에게 시작의 해였다. 인턴으로 들어가 공포 속에서도 손을 들었고, 그 손을 든 순간부터 멈추지 않았다.

Python과 .NET, 두 개의 에이전트를 리딩하고, 대형 고객사의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고, 동료들의 신뢰를 얻었다.

S등급의 평가, 직무레벨의 승급, 그리고 무엇보다 개발이 너무 재밌다는 확신.

하지만 동시에, 완벽한 개발자이기 이전에 불완전한 한 사람이라는 것도 배웠다.

이것이 내 2025년의 전부이자, 가장 큰 수확이다.

2026년을 향해 — 나의 원칙, 그리고 계획

■ 두 가지 원칙

20살이 되고 나서부터 스스로에게 강하게 마음먹은 원칙이 두 가지 있다.

첫째,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나은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

이 문장은 단순히 개발 실력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개발이든 삶이든, 끊임없이 나를 계발하고 항상 정진하고자 하는 태도 그 자체를 의미한다. 어제보다 한 줄이라도 더 나은 코드를 쓰고, 어제보다 한 뼘이라도 더 넓은 시야를 갖는 것. 그게 내가 나에게 거는 최소한의 기대다.

둘째, 나보다 앞서 가 있는 친구, 지인, 동료들 — 나는 그들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될 생각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생각보다 자주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원칙이 스스로 세워지게 되었다. 첫 번째 문장과도 연결된다. 나 혼자만 나은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의 임팩트를 가진,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만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남과 비교하지 말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나에게 비교는 독이 아니라 연료다. 그들이 도달한 곳을 보며 나는 더 빠르게 달린다. 그게 내 방식이다.


■ 아직 확신하지 못한 두 가지

구체적인 계획을 말하기 전에, 확신과 자신을 가지지 못한 채 고려만 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독서. 평소에는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2025년에는 거의 하지 못했다. 2026년에는 다시 독서를 하고 싶지만, 솔직히 앉아서 책을 읽을 생각과 여유가 잘 형성되지 않고 있다. 최소한 한 달에 한 권 정도는 억지로라도 읽어보고자 한다. 억지로라는 표현이 좋지 않을 수 있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그 정도의 강제력이 필요하다.

정보처리기사 자격증 취득. 사실 이게 나에게는 아킬레스건이다.

개발자로서 최고가 되겠다는 사람이 이런 자격증 하나 딸 자신이 없다고? — 아니, 딸 자신은 무조건 있다. 하지만 그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나는 자격증 학습을 해야만 한다. 그게 난 너무 싫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행위 1위다.

고등학생 때 극도의 스트레스를 주었던 그 행위. 단순 암기, 정해진 답의 서술형 시험. 그 구조 자체가 나의 가장 큰 약점이다. 왜 내가 이걸 위해 자격증 공부를 해야만 하는지 스스로 납득과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럼 공부 안 해도 딸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게 아니지 않냐고 자문한다면 — 반박할 수 없는게 현실이기도 하다.

내가 이걸 따야만 하는 이유는 그 뿐이다. 자존심과 나의 개발자 프라이드. 이미 경력과 다른 것들로 기사 자격증 따위 없어도 충분히 증명할 수 있다. 얼마든지 변명할 수 있다. 하지만 기사 자격증 하나에 신경 쓰고 있는 내 자신이 너무 꼴보기 싫다.

굉장히 부끄러운 말이지만, 현실적으로 한 달 정도는 학습해야 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한 달이라는 시간이 — 진짜 죽도록 아깝다고 생각한다. 그 한 달이면 에이전트 하나를 더 리팩토링할 수 있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나 더 띄울 수 있는데. 그래서 아직 진행할지 말지 못하고 있다.


■ 2026년 구체적 계획

그래서 2026년의 구체적인 계획이 뭐냐고 묻는다면 — 이렇다.

1. 토익 900점 이상
개발 실력 외에도, 글로벌 환경에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두고자 한다.

2. CS 기본 지식 모두 습득 및 기술 블로그 작성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 기본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글로 남기는 과정을 통해 진짜 내 것으로 만들고자 한다.

3. Python 책 출판을 위한 파이썬 언어 내용 정립
Python 에이전트를 전담하며 쌓아온 깊이 있는 언어 이해를, 하나의 책으로 엮어낼 수 있을 정도로 정리하고자 한다. 출판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수준으로 정립하는 것 자체가 목표다.

4. 개인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사이드 프로젝트 진행
회사 밖에서도 내 이름으로 된 서비스를 하나 만들어보고 싶다. 아이디어 단계를 넘어 실제 사용자에게 닿는 무언가를.

5. 회사 내부에서도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가짐
2025년에 증명한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2026년에는LLM 옵저버빌리티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조직의 방향을 이끌어가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6. 한 달에 최소 한 번 독서 및 후기 작성
읽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느낀 것을 글로 남기는 습관까지 만들고자 한다.


■ 균형에 대하여

평일에는 회사 업무에만 온전히 집중할 것이고, 쉬는 날에는 위의 계획들을 진행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앞서 말했듯 나는 최소한으로 놀 줄 알아야 극도의 행복감과 안정감을 받는 사람이다. 그래서 동아리 활동과 배드민턴을 간간이, 최소한의 활동으로 유지하고자 한다. 코드만으로 채울 수 없는 그 2~3의 에너지를, 더 이상 외면하지 않기 위해서.

완벽한 계획은 아니다. 다 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20살의 나에게 세운 원칙 —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나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 그 원칙 하나만 지킨다면, 2026년 12월의 나는 지금보다 분명히 더 나은 자리에 서 있을 것이다.